선생님 안녕하세요. 궁금한 점 여쭈어봅니다. 위암은 종양의 모양에 따라 보만 1~4형으로 나뉜다 알고 있습니다. 그 중 보만 4형은 미만형이라 위내시경 검진으로도 발견이 어렵다고 하더라구요. 심지어 조직 검사를 해도 음성으로 나와 놓칠 수도 있다 들었습니다. 그래서 전 지금까지 '아 우리 아빠께서도 4형이셨나 보다..'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조직검사 결과지를 봤더니 '보만 3형'이더라구요. 그제서야 실제 내시경 사진을 봤을 때 궤양이 심한 모양이었단 게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보만3형에서도 조직 검사 결과 음성이 나올 수도 있는 걸까요..? 아니면, 혹시 초기에는 보만4형처럼 밑으로만 넓게 자라다가, 중기로 접어들면서 궤양이 생기며 침윤하는 스타일로 변화됐던 걸까요.? 즉, 3형 + 4형 복합형일 경우 그럴 가능성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왜 이런 질문을 드리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실은 아버지께서 해마다 위내시경 검진을 해오셨는데도, 11개월만의 검진에서 4기 판정을 받으셨습니다. (그것도 원격 림프 전이요. 단 시간에 이럴 수 있는 건가 싶습니다..) 심지어 지난 해에는 용종조차 없었습니다. 위축성 위염은 거의 늘 있으셨더라도요. 어떻게 일 년만에 4기가 될 수 있나 싶어서, 작년에 검사하신 의사 선생님이 놓쳤던 게 아닐까 원망도 많이 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보만4형 위암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4형은 모양도 그렇고, 조직검사 결과 음성이 나올 때도 있기 때문에, 의사분들도 놓치지 쉬운 암이란 설명을 보곤 애써 맘을 다스려왔습니다. 그런데 아버지 내시경 사진은 암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봐도 '아 뭔가 심각하다' 느껴질 만큼 눈에 보이는 모양새였거든요. 제가 대학병원 교수님께 '혹시 작년에도 이미 암이었는데, 검진하신 의사선생님이 놓치셨던 게 아닐까요?' 여쭸더니, '위치도 그렇고, 궤양이 심해서 놓칠 순 없는 모양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참고로 종양 위치는 식도와 연결되는 분문부였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1년 전엔 아예 암이 없었던 걸까요? 아니면 보만 4형으로 자라던 중이었기 때문에 그때는 조직 검사 결과에서도 음성이 나왔던 걸까요? 혹시 4기 형태로 자라다가 중기~후기쯤 3형으로 모양이 바뀌는 암도 존재하는 건지 궁금합니다. 1년 전 검사 기록지를 보니, 조직 검사만 일곱 군데를 하셨는데도 모두 음성으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때는 분문부가 아닌 위저부에서 조직 검사 하신 거 같습니다..) 과연 그때도 암이 있었던 건지.. 아니면 불과 1년 사이에 갑자기 생겨 4기가 될 수도 있는 건지 궁금합니다. 유독 그렇게 속도가 빠를 수가 있나요..? 보만 3형인데도요..? 너무 두서 없는 글 같아 정리해 질문 드리겠습니다. 1. '위 분문부는 검사상 놓치기 쉬운 위치다', '아니다. 놓칠래야 놓칠 수 없는 위치다' 두 가지 이야기 모두 들어봤습니다. 어떤 게 맞는 말일까요? 혹시 일 년 전에도 암이었는데, 분문부라는 위치 특성 때문에 놓쳤을 수도 있는 건지 궁금합니다. 2. 보만 3형은 궤양 침윤형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초기부터 궤양을 동반해 자라는 건가요? 아니면 4형처럼 밑으로만 자라다가 병기가 깊어질 즈음 궤양이 생길 수도 있나요? 3. 보만3형과 4형이 같이 나타날 수 있나요? 아니면 4형으로 시작했다가 어느 순간 3형으로 변할 수도 있나요. 4. 1년 전에 암이 정말 없었는데 1년 사이 4기가 될 수도 있나요? 그렇게 진행이 빠른 위암도 있나요. 보만4형은 그럴 수 있다 들었는데, 보만 3형도 속도가 그렇게 빠를 수 있나요? 5. 보만4형처럼, 보만3형도 조직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올 수도 있나요. 6.잦은 제균 실패로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약 내성이 생겨도, 암 발생에 영향을 미치나요? (최근 3년간 내시경 할 때마다 균이 검출돼, 검사한 날마다 제균치료 약 받아오셨습니다. 그런데 약 다 먹은 뒤 제균 확인하러 와야 한단 안내 없이 '약 일주일치 드시면 균 다 죽으니, 다시 안 오셔도 됩니다. 검진만 해마다 하세요.' 이러셨기 때문에, 제균 확인하러 다시 내원해야 하는지조차 몰랐습니다. 그래서 1년마다 내시경할 때 '어라, 또 균 재발했네'로만 알았습니다. 아마 재발이 아니라 애초에 제균이 안 됐던 거였겠죠.. 그리고 제균 실패하면 다른 항생제로 바꿔서 처방해줘야 한단 것도 이제 알았습니다. 그런데 처방전을 보니, 저희가 다닌 병원 의사샘은 해마다 같은 약을 주셨더라구요. 일 년 전 같은 약을 먹고 제균 실패했는데도요..아마 내성이 생겨서 해마다 먹어도 균이 사라지지 않았던 거 같습니다.) 7. 위암이신 분들은 대부분 헬리코박터 양성이라 하더라구요. 반대로, 헬리코박터균이 음성이신 분들도 위암에 걸리시기도 하나요? 그리고 같은 음성이더라도, 처음부터 음성인 분보다는 제균 성공해서 음성인 분이(균이 한 번 있었던 분이) 위암 걸릴 위험도 더 높은가요. 이상입니다. 적다 보니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혼자 끙끙대며 속상해하던 내용을 풀어 쓰다 보니 질문이 길어진 점 양해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답변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아버님께서 매년 위내시경 검진을 해오셨음에도 갑작스레 4기를 진단받으셔서 얼마나 놀라고 속상하셨을지 저희도 충분히 공감됩니다. 답답하고 걱정되시는 마음에 궁금한 점도 당연히 많으셨을 것 같습니다. 질문해 주신 내용에 대해 순서대로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1. 위 분문부 검사: 진단의 어려움과 가능성
위 분문부는 위-식도 연결 부분에 있기 때문에 내시경 검사 시 시야 확보가 어려울 수 있어 진단을 놓칠 수 있는 위치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나 크기가 큰 의 경우에는 의료진이 눈치채기 어렵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분문부의 특성상 놓치기 쉬운 위치일 수 있지만, 종양의 크기나 형태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2. 보만 3형 위암의 궤양 발달과 초기 특성
보만 3형 위암은 일반적으로 궤양을 동반하는 침윤성 종양으로 알려져 있으나, 모든 경우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 초기부터 궤양을 동반할 수도 있지만 어느 정도 된 후에 궤양이 뚜렷해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모든 보만 3형 위암이 초기부터 궤양을 동반하는 것은 아니며 종양의 특성에 따라 궤양이 나타날 수도,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3. 보만 3형과 4형의 변환 가능성 및 공존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의 진행 양상에 따라 보만 3형과 4형이 혼합된 형태를 보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초기에는 4형으로 시작했으나 어느 순간 3형으로 변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종양이 성장하면서 그 특성이 변하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보만 4형은 내시경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편평하거나 확산성 성장을 보이는 경우가 많으며, 질병의 진행과 함께 3형으로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4. 위암의 빠른 진행 : 1년 사이 4기 발달 가능성
보만 3형이라도 빠른 성장이 가능하며, 보만 4형 또한 매우 빠르게 진행될 수 있습니다. 대부분 정기 검진에서 조기 위암으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지만, 다음번 검진에서 갑자기 진행되고 가 된 경우가 드물게 있습니다.
실제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위내시경검사에서 위암 음성 결과를 받은 후 6개월에서 3년 이내 진행성 위암을 진단받은 환자의 약 25%가 보만 4형 위암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암의 성장 속도는 암의 조직학적 특성에 따라 달라집니다. 보만 분류는 암의 융기와 궤양, 의 양상에 따라 구분하므로 보만 3형이라도 조직학적 특성에 따라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5. 보만 3형 위암의 조직 검사 결과 음성 가능성
보만 3형과 4형 모두 조직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올 가능성은 있습니다. 보만 3형의 경우, 궤양성 의 모든 곳에 종양이 존재하지 않고 일부에만 종양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위내시경을 통한 조직검사가 모든 병변의 조직을 다 검사하는 것이 아닌, 의심되는 일부만을 검사하기 때문에 암 조직이 없는 곳에서도 궤양 부분의 조직이 채취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진단에서는 오류가 나타날 수 있으며 조직을 채취하는 과정이나 처리하는 과정, 판독하는 과정 등에서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조직을 채취한 위치에서 암의 특성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6. 헬리코박터 제균 실패와 위암 발생 관련성
우리나라 헬리코박터 제균에 있어 가장 널리 사용되는 클래리스로마이신을 포함한 표준 치료의 성공률은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현재는 제균율이 약 70 ∼80% 정도로 보고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2020년 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의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는 클래리스로마이신 내성검사 후 표준 치료를 고려하도록 하고 있으며, 클래리스로마이신 내성 환자의 경우 메트로니다졸과 같은 다른 항생제를 사용하거나 동시에 사용하는 등 요법을 달리하여 치료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제균요법은 권고사항이므로 모든 환자들에게 반드시 시행되는 것은 아니며 환자의 상태에 대한 의료진의 판단으로 적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항생제 내성으로 인한 제균 실패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제균 치료 후 4주 정도 지난 후 내시경 검사나 호기검사 등의 재검사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치료 후 성공 여부를 확인하지 못하여 제균 실패하였을 가능성이 있으며, 치료 성공 후 의 재감염률은 3% 이하로 알려져 있지만 우리나라 헬리코박터균 유병률이 높아 의 가능성도 염두에 둘 수 있습니다. 또한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사람은 위암이 발생할 확률이 2~3배 증가하므로, 제균 실패로 남아있는 균이 위암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겠습니다.
7. 헬리코박터 음성인 사람의 위암 발생 가능성 & 제균 성공 후 음성인 경우와 처음부터 음성인 경우에서의 위암 발생 위험도 비교
한 번 헬리코박터균에 감염이 되었던 경우 제균 후에도 위암 발생 위험이 약간 더 높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헬리코박터 음성 위암의 종류 중 헬리코박터 과거 감염자에게서 발생할 수 있는 아형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헬리코박터 음성 위암의 진단기준이 엄격하고 과거 감염여부를 명확하게 감별하기 어려워 명확한 비교가 어려우며 여전히 연구가 필요한 영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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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및 참고문헌